횔덜린의 유작 "마치 축일을 맞이한 듯이..." 번역을 손보고, 독일어 텍스트를 녹음해보았다. Wie wenn am Feiertage ... Friedrich Hölderlin Wie wenn am Feiertage, das Feld zu sehn, Ein Landmann geht, des Morgens, wenn Aus heißer Nacht die kühlenden Blitze fielen Die ganze Zeit und fern noch tönet der Donner, In sein Gestade wieder tritt … Weiterlesen 마치 축일을 맞이한 듯이…
Kategorie: 번역
횔덜린의 귀향 Heimkunft
횔덜린의 시 귀향(Heimkunft)을 본다. 시작은 이렇다. 알프스 깊은 곳은 아직도 밤으로 빛나고 희열을 노래하는 구름은, 깊게 벌어진 골짜기를 덮는구나 Drin in den Alpen ists noch helle Nacht und die Wolke, Freudiges dichtend, sie deckt drinnen das gähnende Tal. 첫 행만 읽어도 이것은 디오니소스적 혼돈과 아폴론적 꿈에 관한 시다. gähnen을 여기서 일상어 용법의 "하품"으로 … Weiterlesen 횔덜린의 귀향 Heimkunft
트라클의 „노발리스에게“ –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10년 넘게 집요하게 읽던 시인들과 철학자들이 시간이 지날 수록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다. 8년 전쯤에, 당시 철학 박사논문을 쓰던 친구에게 "니체, 비트겐슈타인, 키에르케고르가 내게는 하나"라고 말하니까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내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아. 박사논문을 하나 써도 될 주제겠어"라고 놀리듯 말했다. 그후로 나는 릴케, 첼란, 트라클, 횔덜린, 하이데게 등을 읽었고, 노발리스도 만났다. … Weiterlesen 트라클의 „노발리스에게“ –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마음의 번역어
나는 마음이라는 말을 좋아하게 되었다. 정신의 많은 부분을 나타내는 말들이 독일어에는 무수하게 많지만, 이 말처럼 사람을 이끌수 있는 것이 그중에 없기 때문이다. 20대 전체를 나는 정신Geist라는 말에 얽매여서 살았다. 육체와 완전히 대비되는 것으로서의 정신, 육체와 영원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기관으로서의 정신이 Geist다. 키에르케고르의 말을 따르면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은 정신이다. 정신이란 무엇인가? 정신은 자아다. 자아란 … Weiterlesen 마음의 번역어
도보여행 – 로베르트 발저
(산문집 "시인의 삶"에서) 몇 해 전이었나, 지금 떠오르는 기억인데, 어느 여름에 나는 처음으로 먼 거리를 도보로 여행했다. 그때 보았던 온갖 이상하고 아름다운 일들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내가 가진 장비로 말할 것 같으면, 몸에는 환한 색깔의 싸구려 옷을 걸치고, 머리에는 곤색 모자를 쓰고, 손에는 여행가방을 들고 있었다. 안주머니에는 저축한 돈을 꿰매어 넣었는데, 깔끔한 은행어음의 형태를 한 … Weiterlesen 도보여행 – 로베르트 발저
2010년의 노트들
2010년 9월 즈음의 일기를 보고 있다. 이때 나는 다시 없을 정도로 강렬한 사랑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고 석사논문을 열심히 썼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 온갖 감정으로 넘치면서도 끝없이 이성에 의지하려는 모습이, 뭐랄까 안타깝다. 노트 한구석에 대단찮은 시도 적혀있다 Die Mädchen lachten; Mir war zumut Als hätt ich schon längst das Leben mit verschwendet. 여자애들이 … Weiterlesen 2010년의 노트들
시멘트
옛날에 썼던 글이 나와서 한국어로 옮겨보았다. 독어를 너무 많이 잊어서 그런지 오히려 번역이 수월했다. 지금이라면 이런 글을 쓰지 않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Trinker Zement musste ich trinken für uns, einen aufrechten Gang Auf die Wiederkehr der toten Heiligen tranken wir, reines dunkles Lichtgewebe jede Nacht verschlungen, gegeneinander Glasscherben schlucktest Du, rubinrote Werbungen, ungläubig, dass ich aus Blut … Weiterlesen 시멘트
철학적 탐구 서문, 1번 지적
철학적 탐구 진보라는 것은 원래 본모습보다 훨씬 크게 보이는 법이다. (네스트로이) 서문 다음 글에서 나는 생각들, 지난 16년간 내가 몰두했던 철학적 탐구들의 집약을 공개한다. 여기에는 의미·이해·문장·논리의 개념, 수학의 기초, 의식상태 등 많은 대상들이 해당된다. 나는 이 모든 생각들을 전부 지적들, 즉 짧은 문단의 형태로 집필했다. 그러면서 한 대상에 대한 긴 사슬들을 이루며 … Weiterlesen 철학적 탐구 서문, 1번 지적
철학적 탐구 89-133번 지적 번
<<철학적 탐구>> §§89-133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 박술 역 89. 이러한 고찰들과 더불어, 우리는 다음의 문제가 서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논리는 어떤 의미에서 숭고한 것인가? 이유인즉, 논리에는 어떤 특별한 깊이 - 보편적인 의미 - 가 부여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논리는 모든 학문의 기저에 놓여있다고, 그렇게 비춰졌다. - 논리적 관찰은 만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기에. 그것은 사물들의 기저를 … Weiterlesen 철학적 탐구 89-133번 지적 번
Ballonfahrt – Robert Walser
기구 여행 로버트 발저 / 박술 역 선장, 신사, 어린 소녀, 이 세 사람이 바구니 안에 올라타자, 기구를 고정하는 줄의 단추들이 풀리고, 이 이상스러운 집은 마치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듯이, 망설이면서 천천히 위쪽을 향해 날아올랐다. “잘 다녀오시게!” 아래에 모인 사람들이 모자와 손수건을 펄럭이면서, 멀어져가는 기구를 향해 외쳤다. 여름 저녁의 10시다. 선장이 주머니에서 지도를 하나 끄집어내어, 신사분에게 … Weiterlesen Ballonfahrt – Robert Walser